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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대구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 완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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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대구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 완주 후기

학술정보 이사 이봉열 배번 :1752

작성일자 : 2009. 4. 19 늦은 밤

[준비기간] save.gif"

- 뜀박질 시작 : 08년 11월 18일부터

- 휴식기간 : 09. 1. 17 ~ 3. 16(60일) : 왼쪽 허벅지 인대 부상

- 주당 2~3회 정도 1시간 20분씩

- 주말 : 2 ~ 3시간씩



[대회 당일]

- 소요시간 : 4 :28:54

- 생애 첫 마라톤대회 참석 및 첫 풀 완주

- 파워젤 2개 먹음(20km, 35km)

- 왼무릅 스프레이 분사 : 총 8회

- 음료수 : 5km마다 1잔 이상 음용(초코파이, 바나나)

- 화장실 : 소변 2회

- 5분씩 3회 휴식 및 스트레칭 : 20km, 30km, 35km

- 체중감량 : 2kg





[오늘]

어느새 꼭 1주일이 지났다. (4월 19일)

오늘은 대한산악연맹 결성 47주년을 맞이하여 기념등반으로 덕유산엘 다녀왔다.

구천동 바람에 벚꽃이 날리는 모습이 꼭 하늘에서 눈송이가 뿌려지는 듯 했다.



미루고 미루다 오늘에야 마라톤 완주 후기를 쓰게 된다.

사실 쓸 시간이 없었다.

회사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이 늦어니 잠자기도 바쁘고,

그렇지 않으면 각종 모임 참석으로 늦은 밤에 집을 찾는다.



[준비기간]

지금도 생생하다.

그 날의 기억들이...



등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사귀고 많은 경험도 하였다.

그 덕분에 왼쪽 무릅이 조금씩 평소 아팠다. 물론 무리하게 걷거나 뛸 때 그렇다.

꼭 무릅을 보강하고 싶었다. 달리기를 통해 강하게 만들고 싶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듯이 내가 '늘 존경하는 산악부 지도교수님'이 함께 뛰자고 제안을 하였다.

단번에 '예'라고 대답을 하고 다음 날부터 뜀박질을 배우기 시작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5시 30분부터 조깅을 시작하였다.

컴컴한 새벽에 가로등 밑을 달리는 두 사람이 깨어있는 사람 전부인 냥 적막감까지 돈다.

교수임은 늘 운동은 즐겁게, 힘들기 않을 만큼,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주문한다.

또한 운동은 숨쉬는 것과 같고, 배고프면 밥 먹는 것과 같다고 했다. 참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운동을 함께 할 때는 조심을 하고 무리도 하지 않고, 주당 2~3회 1시간30분정도 하고 주말에는 2시간 정도 하였다.

그런데 1월 20일 오후 혼자서 4시간 뛸 계획으로 평지를 1시간 30분정도 뛰고 계곡의 오르막을 30분정도 힘차게 뛰었는데 그만 허벅지가 아파 오기 시작했다.

앞산과 비슬산의 중간 능선길에서 참 난감하다. 곧바로 하산하여 평지에서부터 집까지 1시간을 뛰었다. 다음날 뛰질 못했다. 아마도 왼쪽 무릅 위 인대에 부상이 있나 보다.

1주일 만에 새벽 운동을 위해 살살 뛰었는데 100m도 못 뛰로 되돌아 집으로 왔다. 그 다음 주에도 500m를 뛰고 되돌아 왔다. 교수님이 무리하면 6개월간 못 뛴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는데 ...

생각을 고쳐먹고 나을 때가지 푹 쉬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3월 17일에 드디어 1시간을 뛰었다. 두 달 만이다. 때마침 산악연맹 간사님이 전화해 대구마라톤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냐 질문에 "예, 풀로 신청해 주세요"라고 답을 해 버렸다.

설설 걱정이 된다. 남은 기간은 20일정도, 월말이라 좀 바쁜 일도 있고, 가슴이 답답해 진다. 원래 부상만 아니면 3월 경주마라톤에 참가할 계획이였다.

이렇게 된 이상 참가하는데 의의를 갖기로 마음을 먹었다. 욕심인 줄 알지만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였는데 반응이 좋지 않았다. ‘무릅이 아프면 오히려 뛰지 마라’. ‘연습 없이는 안 된다’. ‘뛰다가 힘들면 차를 타고 오면 된다’. 여러 얘기를 들었다. 그 중에서 '뛰다가 무릅 다치면 산에도 못 간다'는 얘기가 가슴에 뼈져리게 와 닿았다.



목표를 정했다. 꼭 완주만 하기로.

3월 21일(토) 오전 10시. 조용히 집을 나섰다. 집사람에게는 조금만 뛰고 오겠다고 하고 2시간 30분을 뛰었다. 물론 살살 뛰었다. 13시경 고향 친구들과 앞산산행도 함께 했다. 컨디션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었다.

3월 29 (일) 오후 16시. 3시간을 뛰었다. 거리상으로 25km정도를 뛰었다.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배가 고파지더니 걸음이 앞으로 나가지 않는 것을 느꼈다. 월말에, 야간 작업 등으로 주 중에 하루 밖에 못 뛰었다.

4월 4 ~ 5일(토~일) 조카 결혼준비로 뛰지 못 했다. 주 중에 2일을 뛰었다. 가볍게 몸 푸는 정도로...

4월 10일 (금) 반바지를 구입하고 티셔츠는 교수님께 얻었다. 모자는 기념품으로 받았다. 무릅 보호용 테이프 구입도 했다.

4월 11일 (토) 내일 아침으로 먹을 참쌀떡을 구입했다.



[4월 12일 당일]

05:30 일어나 참썰떡 4개로 아침을 먹었다. 무릅 보호용 테이프 4개를 짤라 준비하였다.

06:00 집에서 출발. 지하철에 몸을 올렸다.

07:10 지하철에서 내려 대공원역에 내려 셔틀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늦을까봐 조마조마 했다.

07:40 걸어서 20분 거리를 차안에 갇혀 20분을, 내려 10분을 걸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다.

음료수, 차, 커피, 용품 등이 눈에 띄였고, 불안한 마음에 마침내 파워젤을 5,000원 주고 3개를 구입하였다.

07:50 옷을 갈아입고, 겨우 10분 남짓 스트레칭만 하였다. 뛸 생각을 하지도 못 했다.

08:00 대회장에 입장. 선수들과 풀코스 3,000명, 뒤이어 10km 10,000명이 참석하였다. 처음 보는 광경이였다. 단체참가팀에서는 기념좔영이 한참이다.

08:05 엘리트 선수 출발

08:10 마스터즈 출발 신호가 울려 퍼졌다. 하늘로 색색의 풍선들이 올라갔다. 하늘은 맑다. 예전 봄날씨보다는 올해가 많이 더운 날씨이다.

08:11:33 나는 출발선을 통과하였다. 단체로 참가한 선수들이 많았다. 나는 홀로서 외로이 뛰어야 한다. 페이스메이커(레이스페트롤)가 눈에 보인다. 페이스메이커(4시간 20분)을 따라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시민들의 풍물소리와 손뼉소리와 함성을 들으며 도로를 달린다. 나의 복장은 흰 모자, 흰 티셔츠, 검은 핫팬츠, 하얀색에 가까운 신발, 흰 장갑을 준비하였다. 흰 장갑 양쪽 손바닥에는 파워젤 1개씩을 잡고 뛰기 시작 했다.

달리며 원칙을 상기한다. 절대 무리하게 앞서 나가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자. 팔을 허리 아래로 내리지 않는다. 상체를 꽂꽂하게 세운다. 발은 뒷꿈치부터 바닥에 닿고 앞발가락으로 지면을 사뿐히 민다. 5km마다 음료수를 먹는다. 뒤돌아 보지 않는다. 걷지 않고 뛴다. 끝까지 완주한다.

처음 5km까지는 km당 7분20초를 유지하였고, 9km지점에서 소변을 보았다. 물론 주유소에서, 여러명이 내 앞에서 줄을 서고 있었다. 마라톤대회가 아니면 언제 도로로 달리겠는가. 참 기분이 좋다. 20km까지는 km당 5분 30초를 유지하였다.

수성교를 지나니 무릅도 조금씩 아파 온다. 구급 도우미에게 무릅을 보여주니 스프레이를 뿌려 주었다. 서서히 배가 고파진다. 아침밥 대신에 참쌀떡을 먹었는데 부실한가 보다. 파워젤을 하나 먹었다. 갈증이 더 심해 온다. 20km지점이 가까워 지는데 보이지는 않는다. 모퉁이를 돌아 한 참을 가니 급수대가 보인다. 물이 구세주이다.



10:09:40 (20km 통과) 물, 게토레이, 초코파이, 바나나가 보인다. 나는 물 반잔짜리 두 컵을 한 컵으로 모으고 초코파이를 한개 들었다. 인도 경계석에 앉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물론 스트레칭도 하였다. 조금 살 것 같다. 출발 하려니 페이스메이커가 생각났다. 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3,000명이 출발한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꼭 완주만은 하고 싶다.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도 3번이나 오르고, 세계 4위봉 히말리야 로체도 올랐는데... 나는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조금 달리니 시민이 환호한다. 대한민국 지영준선수가 1위를 하였다고. 힘든 상황에서 희소식을 들으니 좋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나는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이제 25km를 지나고 있는데 어느새 1등이라니... 말이 나오지 않는다. 걷는 사람이 눈이 띄다. 무릅이 너무 아파 보호용 테이프를 무릅에 붙혀 본다. 하지만 무릅에 붙지 않는다. 결국 다 버리고 말았다. 뛰면서 생각해 보니 그 동안 스프레이를 여러번 무릅에 뿌렸다. 이제는 알 것 같다. 보호용 테이프는 출발전에 미리 부착하여야 한다는 것을...

11:21:10 (30km 통과) 30km 지점이 다가 올수록 기운이 빠진다. 배도 고프다. 이번에는 꼭 바나나를 먹고 싶다. 파워젤은 나중에 먹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km당 7분 20초 걸려 30km 지점에 도착하였다. 앉아 2회에 걸쳐 5분씩을 쉬어 시간이 늘어졌나 보다. 바나나 1개와 물 한 컵 가득 채우고 인도 경계석에 앉는다. 나 뿐만 아니라 인도 경계석에 줄지어 앉아 먹는 사람들이 눈이 띈다. 시간이야 흐르든 말든 바나나 먹기에 정신이 없다. 스트레칭으로 출발 준비를 한다.

범어네거리에서 두산오거리까지는 오가는 사람들이 다 보인다. 저 만치 앞서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편으로 뒤 따라오는 사람까지 한 눈에 다 보인다. 페이스메이커는 영영 보이지 않는다. 현재의 속도로는 충분히 완주가 가능할 것 같다.

35km 지점을 통과하면서 물과 파워젤을 먹었다. 또 휴식을 취한다. 많이 지쳤다. 걷는 사람이 꽤 많이 보인다. 걷고 싶은 충동이 강하다. 만촌 119 소방서를 지날 무렵 시원하게 샤워물을 뿌려 주었다. 물이 몸에 뭍으면 몸이 무거워 질까봐 순간적으로 지나갔다. TV에서만 보았는데 그 현장에 내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37.5km을 지날 무렵 방울토마토와 바나나가 보였다. 방울토마토 두 주먹을 먹고 게토레이 가득 한 컵을 잡았다. 걸으며 음료를 다 먹었더니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배가 너무 울렁거렸다. 물을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연호네거리를 지날 무렵 얼마 남지 않음을 감지했다. 시계를 보내 4시간 30분이내 들어갈 것 같았다. 약간의 오르막이지만 쉬지 않고 달렸다.

12:26:25 (40km 통과) 월드컵삼거리를 지나니 2km가 남았고 그러고 보니 40km를 날린 셈이다. 119 소방차에서 샤워물을 뿌려준다. 초여름의 날씨와 비슷했다. 나는 더위에 강한 편이다. 뛰면서 땀을 많이 흘리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젖 먹든 힘까지 다하기 위해 샤워물로 몸을 흠뻑 젖 신다. 너무 많이 젖셔 신발까지 물에 젖어 버렸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한다. 마지막 1km를 전력 질주를 한다는 자세로 힘차게 뛰었다. 한명 두명이 뒤로 쳐질 때 기분이 몹시 좋았다.

마침내 대구스타디움을 들어섰다. 마지막 카메라라가 보이고 최종 감지기 위를 통과 하였다.



12:40:26 (완주) 이렇게 잘 뛰었는데 반갑게 맞이 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조금은 서운했다.

4시간 28분 54초를 기록으로 첫 풀을 완주했다. 4시간 30분 이내 들어오기 위해 마지막 4km를 열심히 달렸다. 그래서 더 더욱 기뻤다.

오늘은 물을 엄청 먹었다. 1주일간 먹을 물의 양을 다 먹었는 것 같다.

완주 후 집사람에게 전화를 하니 기다리라고 했다. 1시간을 훌쩍 넘기로 딸과 함께 온 집사람 왈(曰),

“히말라야 등산하는 것보다 마라톤 완주하는 당신이 더 존경스럽다”

고 했다.

차를 운전해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존경‘ 이라는 단어가 지워지지 않았다.

그 의미가 무엇일까 ?



[4월 12일 이후]

일요일 이런 저런 이야기로 늦은 밤에 잠을 잤다.

월요일 아침 양다리가 뻐근하다. 지하철 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는데 무척이나 힘들었다. 일찍 퇴근하여 잠을 푹 잤다.

화요일 새벽에 일어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아파트 지하 헬스장에 들어가 1시간정도 걷기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출근을 하고 나니 몸은 어느새 정상적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몸무게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로부터 1주일 후 오늘까지 눈에 보이는 것은 줄 곧 먹었다.




"이봉열_대구국제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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